『종소리』는 1844년에 발표된 중편 소설로 『크리스마스 캐럴』에 이은 두 번째 크리스마스 작품이다. 1843년에 출간된 『크리스마스 캐럴』의 성공 이후 찰스 디킨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기에 맞춰 작품을 발표하였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구두쇠인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 유령을 만나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게 된 후 악한 행실을 반성하고 이웃들을 도우며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였다면, 『종소리』는 늙은 심부름꾼 토비를 비롯한 하층계급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중산계급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어린 나이에 직접 겪은 빈곤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중산계급에 널리 퍼져 있던 사회적 욕망과 노동자들이 처한 괴로운 현실이 작품 속에 잘 반영되어 있다.
또한 『종소리』는 19세기 영국 사회에 만연하던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하면서도 고단한 삶이지만 따뜻한 마음과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토비의 모습을 보여 주며 인생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불평등한 계층화와 산업화의 폐해로 인해 신음하던 19세기 영국 사회에 큰 위안이 되었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토비의 험난한 여정 속에 흐르는 삶의 진실과 교훈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깊숙이 새겨질 것이다.
찰스 디킨스 (Charles Dickens).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여덟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하급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채무 관계로 투옥되면서 집안이 어려워지는 바람에 일찌감치 학업을 중단하고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는 등 고단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루 열 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며 빈곤의 고통을 겪은 디킨스는 열다섯 살에 법률사무소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였으며 법원 속기사, 신문사 통신원으로 일하기도 하였다.
1833년 『먼슬리 매거진』에 첫 단편 「포플러 거리의 만찬」을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뎠고 1838년에 발표한 『올리버 트위스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디킨스가 살았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는 산업혁명을 거치며 부의 축적을 통해 급속히 성장한 중산계급의 풍요로움과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이 공존하는 시대였다. 그의 작품 속에는 이러한 19세기 런던의 삶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병든 노동자, 부패한 공권력, 노숙자, 협잡꾼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망라되어 있다. 그는 급격한 사회적 변화로 인해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시대를 통렬하게 비판했고 올바른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시대적 정의 구현을 염원하는 작가였다.
영국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는 디킨스는 잡지사를 경영하고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공개 낭독회를 펼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또한 아동 및 빈곤층의 복지 개선을 주장하고 직접 구빈원을 운영하는 등 사회사업을 펼치기도 하였다.
미국 낭독 여행 중 얻은 병으로 1870년 2월에 세상을 떠났으며 대대적인 애도의 물결 속에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대표작으로는 『올리버 트위스트』(1839), 『크리스마스 캐럴』(1843), 『데이비드 코퍼필드』(1850), 『어려운 시절』(1854), 『두 도시 이야기(1859)』, 『위대한 유산(1861)』 등이 있다.